아침을 맨날 거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이 선식 들여놨습니다. 부산 쪽 갈 일 있을 때 부전시장 안쪽에 있는 가게 한번 들러서 시식해보고 집에 들고 왔어요. 처음 먹을 때는 물보다 우유에 타서 마셔봤는데, 고소한 콩맛이 제일 먼저 올라오고 뒤에 살짝 견과류 향이 남는 느낌이라 부담이 없었어요. 단맛이 거의 안 나는 편이라 혹시 밍밍할까 걱정했는데, 곡물 자체에서 나오는 은은한 단맛이 있어서 설탕 안 넣어도 괜찮았습니다.

입에 넣으면 너무 거칠지도 않고, 완전 미끈한 가루도 아니고 약간 입자가 살아있는 정도라 씹히는 느낌이 조금 있어요. 물에도 잘 풀리는 편이라 덩어리 걱정은 거의 없었고, 밥 대신 큰 컵 하나 마시면 속이 든든하게 채워지는 느낌이라 오전에 배 안 울리고 지나갑니다. 출근 전에 후다닥 타서 마시고 나가면 따로 빵 안 사 먹으니까 그게 또 만족스럽더라고요.

솔잎이나 어성초 들어갔다고 해서 쓴맛 날까 좀 긴장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약간 풀 향 같은 게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라 거부감 없어요. 머리 때문에 시작하긴 했는데 먹다 보니 아침 굶는 습관이 고쳐져서 그게 더 좋네요. 다 먹으면 같은 가게에서 다른 것도 한 번 섞어서 추천받아보려고 하고, 아침 챙겨 먹기 귀찮은 친구들한테도 이거 얘기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