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대신 이것만 먹는 날 후기
점심시간마다 외식하다 보니 속도 좀 무겁고 살도 슬금슬금 올라서, 최근엔 일주일에 두 번은 점심을 이걸로만 해결해보고 있습니다. 처음엔 이런 가루류가 배가 차겠나 싶어서 반신반의였는데, 직접 해먹어보니 생각보다 든든해서 놀랐어요. 저는 큰 머그잔에 이거 두 큰술 정도 듬뿍 넣고 따뜻한 두유 붓고 잘 저어서 점심으로 먹습니다. 향은 일반 미숫가루보다 좀 더 풀내 같은 게 섞여 있는 느낌인데, 거슬리거나 비릿하지 않고 건강한 냄새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맛은 확실히 단맛은 거의 없고 굉장히 구수하고 묵직한 느낌입니다. 곡물 냄새랑 채소 향이 같이 나는데, 몇 번 마시다 보니 커피처럼 중독되는 구수함이 있어서 자꾸 찾게 됩니다. 가루가 워낙 곱게 갈려 있어서 두유에 넣자마자 금방 풀어지고, 잘 섞이면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살짝 촘촘한 느낌으로 넘어가면서 배가 찬다고 느껴져요. 다 마시고 나면 입안이 깔끔하고 텁텁한 단맛이 안 남아서 오후에 목 타는 것도 덜한 편입니다.
부전시장 근처 갈 일이 있을 때 한 번 사 와서 회사 서랍에 두고 먹고 있는데, 한 봉지로 꽤 여러 번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점심 값 아끼는 느낌도 큽니다. 이거 한 잔 마시고 나서는 과자 생각이 덜 나서, 오후 회의할 때 괜히 주전부리 집어먹는 횟수도 줄었어요. 배는 든든한데 속은 편해서 점심 먹고 졸릴 때가 줄어든 게 제일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다른 것보다는 이게 제일 입에 맞아서 다 먹으면 또 사먹을 것 같고, 회사에서 간단히 점심 때우고 싶은 분들한테 추천할 만한 조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