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용 간편 저녁으로 딱입니다
프로 야근러라 저녁을 제대로 먹을 때보다 대충 때울 때가 더 많은데, 배는 고픈데 라면 먹긴 좀 찝찝해서 이 선식 한번 들여놨어요. 하루는 도저히 밥 먹을 시간이 안 나서 회사 탕비실에서 텀블러에 따뜻한 물이랑 이거 한 컵 넣고 쉐킷해서 마셔봤습니다. 향부터 완전 미숫가루 느낌이라 기대하면서 마셨는데, 생각보다 진하고 담백한 편이라 밥 생각이 바로는 안 나더라고요. 단맛이 거의 없어 대신 구수한 맛이 오래 입안에 남고, 뒷맛에 채소 특유의 향이 아주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질감은 걸쭉하게 탈수록 든든해지는데, 처음에 물을 적게 넣었더니 한 숟가락씩 떠먹는 느낌이 됐어요. 그래도 목 막히는 건 아니고 곱게 갈린 가루가 미끌하게 넘어가서 금방 먹을 수 있었습니다. 텀블러에 몇 번만 흔들어도 골고루 잘 섞이는 편이라, 회의 직전에 부랴부랴 타먹기에도 괜찮았어요. 밤새는 날에 이거 큰 컵으로 두 번 나눠서 마셨는데, 확실히 그래도 속은 안 비어 있는 느낌이라 야근을 버틸 힘이 좀 나더라고요.
저는 카카오톡으로 문의해서 사줬는데, 상담할 때 야근 많고 규칙적으로 밥을 못 먹는다고 하니까 식사 대체로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포만감 있다고 설명해줘서 그걸로 골랐습니다. 실제로 마시고 3시간은 넉넉히 버티는 것 같아서, 야근하다 야식 군것질 줄이는 데 도움 많이 되고 있어요. 우유보다는 따뜻한 물에 조금 진하게 타먹는 게 저는 속이 더 편했고, 소화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재구매 의사 확실하고, 회사 동료들 중에 빵으로 저녁 때우던 친구들한테 하나씩 나눠줬더니 다들 한 통씩 살 거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