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대신 이걸로 해결해요
아침마다 빵이나 라면으로 때우다가 진짜 속이 더부룩해서, 이번에는 제대로 된 뭐라도 먹어보자 싶어서 부전시장 수진선식 직접 갔다왔어요. 시장 안쪽 골목 따라 쭉 들어가면 곡물 냄새나는 작은 가게 있는데, 거기가 여기더라구요. 안에 들어가니까 큰 통들에 여러 곡물 섞인 가루들이 쫙 진열돼 있고, 주인 아주머니가 이거랑 다른 거 차이도 설명 잘 해주셔서 한참 구경했어요. 설명 듣다 보니 괜히 믿음 가서 결국 이거 미숫가루 큰 봉지로 포장해왔습니다.
집에 와서 바로 물이랑 우유 섞어서 타봤는데, 고소한 냄새가 먼저 올라와서 기분이 좋아요. 단맛은 많이 세지 않고 살짝만 있어서, 따로 설탕 안 넣어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였어요. 입에 넣으면 곡물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는데, 쓴맛은 거의 없고 고소함이 앞에 딱 오는 느낌이라 질리지가 않네요. 가루가 엄청 곱게 갈려 있어서 물이든 우유든 금방 풀리고, 덩어리진 거 거의 없이 부드럽게 넘어가요. 몇 번만 저었는데도 잘 섞여서, 아침에 바쁠 때도 귀찮지 않겠더라구요.
요즘에는 출근 전에 이거 한 컵 크게 타서 아침 대신 먹고 나가는데, 속이 편하면서도 애매하게 배고프지 않아서 좋았어요. 빵 먹을 때는 회사 도착하자마자 배에서 소리 났는데, 이 선식은 점심시간 가까이 될 때까지 든든해서 군것질 안 하게 되더라구요. 양을 조금만 더 타면 점심 가볍게 먹을 때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아침에 챙겨 먹기 귀찮은 사람들한테는 딱일 것 같아서 회사 동료한테도 시장 위치랑 같이 추천해줬습니다. 다음에 부산 또 갈 일 있으면 부전시장 일부러 들러서 다른 맛도 한 번 사볼 생각이에요.